I. 서 론
우리나라 수산식품 수출은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증가하였으며 2025년에는 약 33억 불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같은 해 일본, 중국, 미국으로의 수출이 전체 수출의 54.8%를 차지하여 주요국에 대한 수출 집중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수출이 일부 국가에 집중된 구조에서는 주요 교역국의 정책과 시장 여건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 수산식품 수출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비관세장벽이 강화되고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존 주요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국(United Arab Emirates, 이하 UAE)은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시장이다. UAE는 중동지역의 교역과 물류 중심지로 물류 기반과 재수출 기능이 발달해 있다. 또한 주변 걸프협력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 이하 GCC) 국가와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거점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 2026년 5월 1일 발효된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이하 CEPA)은 양국 간 교역 확대와 한국산 수산식품의 중동시장 진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산업통상부, 2026).
UAE는 높은 소득수준과 구매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중심으로 관광, 외식산업이 발달해 있다. 반면, 자국 내 식품 생산기반이 제한적이어서 식품 수요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한국의 對UAE 수산식품 수출도 최근 증가하는 추세로 수산식품 수출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이 있다. 다만 UAE는 다양한 국적과 소득계층으로 구성되어 소비수요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여러 국가에서 수입된 수산식품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수산식품은 신선도와 품질 유지가 중요하므로 운송과 통관 및 현지 유통 여건이 시장 진입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한국산 수산식품의 對UAE 수출 확대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수입 규모와 품목별 수요뿐 아니라 현지 유통채널의 특성과 수입업체의 제품 선택기준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외 농수산식품시장에 관한 연구는 주로 소비자의 소비행태와 제품 선택요인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 진입 가능성과 수출 확대 방향을 제시해 왔다. 수산식품 분야에서 임경희 외(2019)는 태국 수산물시장의 소비구조와 구매 결정요인을 분석하였으며, 정지현 외(2019)는 소비자 조사와 유통조사를 통해 베트남 해조류 소비시장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박지현(2024)은 미국과 프랑스의 해조류 소비시장과 제품 특성을 비교하여 국가별 시장 여건에 따른 수출 확대 방향을 제시하였다. Xu et al.(2024)은 중국 소비자의 수산식품 소비행태와 지속가능한 수산식품에 대한 추가지불의향을 분석하였고, Schrobback et al.(2025)은 호주, 중국, 홍콩 등 12개국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가격과 외관, 식품안전 및 맛뿐 아니라 자원 상태와 규제 준수 및 오염 저감 등 지속가능성 속성의 상대적 중요도를 비교하였다.
농식품 분야에서도 소비자의 구매경험과 제품 속성 및 구매의향을 중심으로 시장 진입 가능성을 분석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김상현 외(2018)는 베트남 소비자의 한국산 신선농산물과 가공식품 구입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였으며, 조용관 외(2021)는 싱가포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국산 딸기의 선호요인과 구매처 및 효과적인 판촉채널을 살펴보았다. UAE 식품시장을 대상으로 한 연구 역시 소비자의 구매행태와 제품 선택요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김경필 외(2017)는 UAE와 베트남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국 농식품의 소비 특성과 구매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였다. Basha et al.(2024)은 UAE와 카타르 소비자를 대상으로 유기농식품에 대한 인식과 구매행태의 결정요인을 비교하였으며, McShane et al.(2025)은 소비자 설문조사와 관능평가를 통해 양식 대상 어종과 제품 속성에 대한 선호를 살펴보았다.
한편, 해외 농수산식품시장의 유통 특성과 시장 진입 여건을 파악하기 위해 수입제도와 현지 유통구조 및 시장관계자의 인식을 분석한 연구도 이루어졌다. 권기정 외(2014)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의 유통매장을 조사하여 원산지와 부위 등에 따른 쇠고기 판매가격을 비교하고, 한국산 육우의 중국시장 가격경쟁력과 시장 진입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이창주ㆍ이승택(2018)은 말레이시아의 농식품 수입제도와 현지 유통경로를 분석하고 할랄 인증과 제품 현지화 및 현지 판매망 확보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Budhathoki et al.(2025)은 중국의 수입통계를 분석하고 상하이와 칭다오에서 개최된 수산식품 박람회에서 업계 관계자 30명을 대상으로 반구조화 면담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중국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할 때 품질과 식품안전, 건강상의 이점, 원산지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UAE 식품시장에 관한 기존 연구는 소비자의 선호와 구매의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수산식품 유통채널별 취급 품목과 제품 형태 및 원산지의 차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현지 수입 및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수산제품의 선택기준과 한국산 수산식품의 시장 진입 제약요인을 조사한 연구도 제한적이다. 이에 본 연구는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수산시장과 유통매장을 조사하고 현지 수출지원기관과 수입 및 유통업체 관계자를 면담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UAE 수산식품 유통채널의 특성과 수산제품 선택기준을 파악하고, 한국산 수산식품의 시장 진입 여건과 수출 확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연구 설계1)
본 연구는 UAE 수산식품시장의 구조와 한국산 수산식품의 시장진입 여건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정량자료와 정성적 조사를 병행하였다. 정량자료는 시장의 규모와 품목구조를 파악하는 배경자료로 사용하였고, 정성자료는 유통채널의 실제 운영 특성과 시장참여자의 판단기준을 해석하는 핵심자료로 활용하였다. 자료원은 수산식품 수출입 통계, 유통채널 현장 관찰자료, 현지 관계자 반구조화 면담자료의 세 유형으로 구성하였다. 서로 다른 자료를 상호 대조함으로써 단일 자료원에 의존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석의 편향을 줄이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다음의 세 가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1. 연구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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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Q1. UAE 수산식품 유통채널은 판매 품목과 제품 형태 및 원산지 측면에서 어떠한 특성을 보이는가?
첫 번째 연구문제는 UAE 수산식품이 실제로 판매되는 유통현장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다. 수산시장, 대형 유통매장, 프리미엄 유통매장 및 아시아식품 전문 유통매장 간 취급 품목과 원산지, 제품 형태 및 가격 등을 비교하고 한국산 수산식품이 어떠한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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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Q2. 현지 수입업체와 유통업체가 수산제품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두 번째 연구문제는 수산식품의 시장 진입을 결정하는 수입 및 유통업체의 제품 선택과정을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제품의 신선도와 가격 및 규격과 같은 제품 자체의 특성뿐 아니라 공급 가능성, 물류 및 통관, 수입서류, 인증 등 실제 거래과정에서 고려되는 요인을 파악하였다. 또한 신규 제품이 처음 제안된 이후 샘플 평가와 시험판매 등을 거쳐 실제 거래로 확대되는 과정도 함께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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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Q3. 한국산 수산식품의 UAE 시장 진입을 제약하거나 촉진하는 요인은 무엇이며, 유통채널별 접근 방향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세 번째 연구문제에서는 앞선 유통채널 분석과 수입 및 유통업체의 제품 선택기준을 한국산 수산식품에 적용하였다. 현재 UAE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수산식품의 유통 현황을 파악하고 제품정보, 가격과 물류비, 통관 및 수입서류, 현지 인지도와 소비경험 등이 시장 진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판매품목과 신규 품목의 특성을 고려하여 적합한 유통채널과 시장 진입 방향을 검토하였다.
2. 조사 및 분석방법
본 연구에서는 세 가지 연구문제를 분석하기 위해 통계자료 분석과 현지 유통매장 조사 및 관계자 면담을 병행하였다. 통계자료는 UAE 수산식품시장의 전반적인 시장구조를 파악하고 현지조사 결과를 해석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였다. UAE의 수산식품 수입동향은 FAO FishStatJ를 이용하여 전체 수입규모와 주요 수입국 및 품목별 수입구조를 분석하였다. 한국의 對UAE 수산식품 수출동향은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자료를 이용하여 전체 수출규모와 주요 수출품목의 변화를 검토하였다. 통계자료는 별도의 연구문제를 검증하기 위한 자료라기보다 UAE 수산식품시장에서 주요 수입국가 및 품목을 파악하고 현지조사 및 면담결과를 해석하기 위한 시장 배경자료로 활용하였다. 현지조사와 면담조사는 통계자료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유통채널의 특성과 수입 및 유통업체의 제품 선택과정, 한국산 수산식품의 시장 진입 여건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였다. 현지조사는 2025년 4월 27일부터 5월 4일까지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 실시하였다(<표 1>).
먼저 RQ1의 유통채널 특성 분석을 위해 두바이와 아부다비에 위치한 수산시장과 주요 유통매장을 직접 방문하여 현장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대상은 수산시장 2개소(Waterfront Market, Mina Zayed Fish Market), 대형 유통매장 2개소(Carrefour, LuLu Hypermarket), 프리미엄 유통매장 1개소(Waitrose), 아시아식품 전문 유통매장 3개소(Wemart, 1004 Gourmet, Madang)로 구성하였다.
현지조사에서는 유통채널 간 비교가 가능하도록 주요 판매 품목, 원산지, 제품 형태(활어, 선어, 냉동, 가공품 등), 판매가격, 한국산 수산식품의 판매 여부와 유통 형태를 공통적으로 확인하였다. 또한 매장 내 수산물 판매방식과 손질 및 조리 서비스, 활어수조 운영 여부 등 유통채널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함께 조사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수산시장과 대형 유통매장을 대중적인 소비채널로, 프리미엄 매장과 전문 유통매장을 고가의 특화제품 판매채널로 구분하여 취급 품목과 제품 형태, 원산지 및 판매방식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였다. 한국산 제품의 경우, 품목별 판매채널과 제품 형태를 확인하여 유통 동향을 분석하였다.
RQ2와 RQ3의 분석에는 현지 시장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면담조사를 활용하였다. 면담대상은 UAE 수산식품시장과 한국산 수산식품의 수출 및 유통에 관한 실무적 경험과 정보를 보유한 관계자를 중심으로 선정하였다. 구체적으로 현지 수출지원기관 2개소(A1, A2), 수산식품 수입업체 2개소(B1, B2), 전문 유통업체 2개소(C1, C2)의 관계자를 대상으로 대면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은 기관 및 업체별로 약 1~2시간 동안 진행하였다.
면담은 사전에 주요 질문영역을 설정하고 면담 과정에서 응답내용에 따라 추가적인 질문을 제시하는 반구조화 면담(semi-structured interview) 방식으로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조사대상 간 공통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사항을 조사하면서도 각 기관과 업체가 보유한 경험과 전문영역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추가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주요 면담영역은 ① UAE 수산식품 소비 및 유통 동향, ② 주요 수입국과 수입 및 유통경로, ③ 수입제품 선택 시 고려요인, ④ 신규 수산제품의 평가 및 거래과정, ⑤ 한국산 수산식품의 유통 현황, ⑥ 물류, 통관 및 수입 서류상의 제약요인, ⑦ 한국산 수산식품의 시장 확대 가능성 등으로 구성하였다.
RQ2에서는 면담내용 가운데 수입 및 유통업체의 제품 선택과 거래 결정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조사과정에서 작성한 면담기록을 반복적으로 검토하면서 연구문제와 관련된 내용을 추출하고, 유사한 의미를 가진 내용을 범주화하였다. 이후 범주 간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여 수입제품의 선택과 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을 도출하였다.
RQ3에서는 한국산 수산식품과 관련된 현장조사 및 면담결과를 종합하였다. 현지 유통매장에서 확인된 한국산 제품의 품목과 제품 형태 및 판매채널을 면담에서 나타난 제품 인지도, 거래정보, 물류비, 통관 및 증빙서류, 공급 가능성 등의 내용과 비교하였다. 이를 통해 한국산 수산식품의 시장 진입을 제약하거나 촉진하는 요인을 파악하고, 이미 일반 유통채널까지 판매범위가 확대된 품목과 전문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품목 및 신규 시장진입이 필요한 품목을 구분하여 유통채널별 접근 방향을 도출하였다.
Ⅲ. 분석 결과
1. UAE 수산식품 수입 및 한국의 對UAE 수출 동향
1) UAE 수산식품 수입동향
국가별 수입 동향을 살펴보면, 인도는 2024년 수입액이 1억 4,912만 달러로 가장 많았으나 2020년 이후 연평균 2.0% 감소하였다. 태국은 같은 기간 연평균 22.1% 증가하여 2024년 1억 4,344만 달러를 기록하였으며, 노르웨이도 연평균 15.9% 증가한 1억 1,148만 달러로 나타났다. 베트남은 2024년 수입액이 4,898만 달러로 연평균 13.1% 증가한 반면, 이란은 연평균 4.6% 감소하였다. 한국은 2024년 기준 UAE의 수산식품 수입 상대국 가운데 43위였으며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하였다(<표 2>).
품목별로는 새우, 참치, 연어의 수입 규모가 크게 나타났으며, 이들 세 품목은 2024년 전체 수산식품 수입액의 59.7%를 차지하였다. 2024년 새우 수입액은 2억 2,884만 달러로 가장 많았으나 2020년 이후 연평균 3.1% 감소하였다. 반면, 참치는 같은 기간 연평균 18.7% 증가하여 2024년 1억 9,363만 달러를 기록하였으며, 연어도 연평균 15.1% 증가한 1억 2,084만 달러로 나타났다. 그밖에 돔, 바닷가재, 농어 등의 수입도 비교적 큰 규모를 보였다. 특히 농어와 돔은 2020년 이후 각각 연평균 19.4%와 10.7% 증가하였으며, 바닷가재도 연평균 7.9%의 증가율을 보였다(<표 3>).
2) 한국의 對UAE 수산식품 수출동향
한국의 對UAE 수산식품 수출액은 2021년 228만 달러에서 2025년 560만 달러로 증가하여 연평균 25.2%의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품목별로는 김이 2025년 기준 317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56.6%를 차지하였으며 2021년 이후 연평균 35.1% 증가하였다. 수출 형태는 조미김이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김 다음으로는 게와 왕게의 수출액이 많았으나 주로 러시아 등지에서 수입된 후 한국을 경유하여 UAE로 재수출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넙치는 2022년 이후 20만 달러대의 수출실적을 유지하였으며, 주로 활어 형태로 수출되었다. 그 밖의 주요 수출 품목으로는 어류가공품, 소금, 어묵 등으로 나타났다(<표 4>).
2. UAE 수산식품 유통채널의 유형과 특성
1) 대중 유통채널의 판매 구조
UAE의 수산시장과 대형 유통매장은 자국산과 수입산 수산물을 함께 취급하는 가정용 수산물의 주요 판매처였다. 두바이의 워터프런트 수산시장(Waterfront Fish Market)은 수산물과 육류 및 채소 등 신선식품을 함께 판매하는 현대식 시장이다. 자국산 하무르와 밀크피시를 비롯하여 노르웨이산 연어, 칠레산 농어, 튀르키예산 돔, 파키스탄 및 오만산 새우 등이 판매되었다. 오전에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소매판매가 이루어졌으며 오후 9시 이후에는 도매 중심의 경매가 진행되었다. 수산물은 대부분 선어로 진열되었고 일부 어류는 수조에서 활어로 판매되었다.
아부다비의 미나 자이드 수산시장(Mina Zayed Fish Market)은 약 100개의 수산물 판매대와 40개의 손질소 및 8개의 레스토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매일 새벽 현지 어선이 어획한 수산물과 수입 수산물을 대상으로 경매가 진행되었으며, 경매를 거친 제품은 시장 내 판매대에서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었다. 어류와 갑각류 및 연체류 등 취급 품목도 다양하였다.
두 수산시장에서는 소비자가 구매한 수산물을 현장에서 손질하거나 조리할 수 있었다. 구이와 튀김, 찜 및 커리 가운데 조리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으며, 마늘과 레몬 및 칠리 등을 활용한 양념도 제공되었다. 조사 당시 미나 자이드 수산시장의 손질 비용은 약 3kg에 16디르함 수준이었으며, 조리 비용은 kg당 약 15디르함이었다. 이처럼 수산시장은 수산물의 경매와 소매뿐 아니라 구매 이후의 손질과 조리까지 한 공간에서 제공하고 있었다.
대형 유통매장인 까르푸(Carrefour)와 룰루 하이퍼마켓(LuLu Hypermarket)에서는 하무르와 연어, 새우, 농어 및 돔 등이 주요 품목으로 판매되었다. 두 매장은 별도의 수산물 판매공간을 운영하고 자국산과 수입산 수산물을 함께 취급하였다. 판매 형태는 선어 중심이었으며, 구매한 수산물을 바로 손질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였다. 룰루 하이퍼마켓에서는 선어뿐 아니라 냉동수산물과 건제품도 판매되고 있었다. 현지 관계자는 수산시장과 대형 유통매장의 이용 특성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UAE는 날씨가 더워 쇼핑몰을 자주 이용하고, 쇼핑몰 안의 대형마트에서 다른 식료품과 함께 수산물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용 수산물은 주로 까르푸나 룰루에서 구매하지만 많은 양을 사거나 가격을 비교할 때는 수산시장을 찾습니다.” (A1, 수출지원기관 면담기록)
수산시장과 대형 유통매장은 모두 가정용 수산물을 판매하고 손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다만 수산시장은 경매와 대량 구매 및 현장 조리가 이루어지는 수산물 전문 거래공간이었으며, 대형 유통매장은 쇼핑몰을 기반으로 다른 식료품과 함께 수산물을 구매하는 소매채널이라는 차이가 있었다.
2) 프리미엄 유통채널의 판매 및 공급 구조
UAE의 프리미엄 유통채널은 고가 수입 수산물을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프리미엄 소매매장과 전문 수입업체가 호텔 및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 제품을 납품하는 외식시장으로 구분되었다.
프리미엄 소매매장인 웨이트로즈(Waitrose)에서는 연어와 농어, 대구, 돔 및 새우를 비롯해 캐비어와 같은 고가 품목도 판매되었다. 수입제품의 원산지는 노르웨이와 스코틀랜드, 튀르키예, 그리스 및 인도 등으로 다양하였다. 조사 당시 노르웨이산 연어 필렛은 kg당 131디르함, 스코틀랜드산 연어 필렛은 152디르함, 튀르키예산 농어는 59.75디르함이었다. 연어는 원산지별로 진열되어 있었으며 판매가격에도 차이가 있었다. 대중 유통채널과 비교하면 고가의 수입 수산물 비중이 높고 제품의 원산지가 다양하다는 특징을 보였다.
호텔과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고급 수산물은 전문 수입업체가 해외에서 조달하여 납품하였다. B1 업체가 취급하는 수산물 가운데 수입산 비중은 약 85%였으며, 품목과 최종 판매처에 따라 수입국을 달리하였다.
“저희 업체에서 취급하는 수산물은 수입산 비중이 약 85%입니다. 인도에서는 새우류를 주로 수입하고 미국에서는 농어와 새우 등을 조달합니다. 일본산 고급 수산물은 주로 일식당과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 공급합니다.” (B1, 수입업체)
호텔과 레스토랑에 공급되는 프리미엄 수산물로는 방어와 참치, 성게, 농어 및 돔 등이 언급되었다. 특히 방어와 참치 및 성게처럼 신선도에 민감한 일본산 제품은 항공편으로 수입하여 도착 당일 외식업체에 납품하고 있었다.
“일본에서 보낸 고급 수산물이 아침 항공편으로 도착하면 통관을 거쳐 당일 오후 호텔과 레스토랑에 납품합니다. 제품을 빨리 전달해야 하므로 도착시간과 통관 및 거래처의 납품 일정을 함께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B2, 수입업체)
프리미엄 소매매장에서는 캐비어를 비롯한 고가의 희소성 있는 품목과 다양한 원산지의 수입제품이 판매되었다. 반면, 호텔과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 공급되는 신선수산물은 전문 수입업체가 품목별로 수입국을 선정하고 항공운송과 당일 납품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유통되고 있었다.
3) 한국산 수산식품의 유통 구조
한국산 수산식품의 유통 범위는 품목과 제품 형태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현지 수산시장에서는 한국산 제품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대형 유통매장에서는 김을 제외한 한국산 수산식품을 찾기 어려웠다. 반면, 한국계와 중국계 전문 유통매장에서는 김과 어묵, 미역, 멸치, 냉동수산물, 통조림 및 활넙치 등 상대적으로 다양한 한국산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한국산 수산식품 가운데 유통 범위가 가장 넓은 품목은 김이었다. 까르푸의 한국식품 매대를 비롯한 대형 유통매장과 한국계 전문 유통매장에서 쉽게 확인되었으며 반찬용 김과 스낵형 도시락김 및 김가루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었다. 한국계 유통매장에서는 김을 라면과 함께 진열하거나 김밥 재료와 묶어 판매하는 사례도 확인되었다. 현장조사 및 관계자 면담 결과, 한류의 영향으로 한인뿐 아니라 UAE 자국민을 포함한 현지 소비자의 수요도 형성되어 있어 김은 한국산 수산식품 가운데 가장 대중화된 품목으로 나타났다. 어묵과 미역, 멸치, 냉동수산물, 통조림 및 건제품은 주로 한국계 전문 유통매장에서 취급하였다. 아부다비의 마당(Madang)에서도 한국산 냉동수산물과 통조림 및 건제품을 판매하였다. 그러나 김을 제외한 제품은 주요 구매층이 한인 소비자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판매량도 많지 않았다.
“매장에는 냉동수산물과 통조림, 건제품 등 여러 한국산 제품이 있지만 김을 제외하면 주로 한인 고객이 구매해 판매량이 많지 않습니다. 김은 현지 고객도 반찬이나 스낵으로 많이 찾고, 라면 또는 김밥 재료와 함께 구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C1, 유통업체)
한국산 넙치는 위마트(Wemart), 1004 고메(1004 Gourmet) 등 중국계와 한국계 전문 유통매장에서 활어로 판매되고 있었다. 위마트는 선어 판매공간과 활어 수조를 함께 운영하였으며 한국산 넙치와 호주산 랍스터, 현지산 하무르를 수조에 보관하여 판매하였다. 조사 당시 가격은 kg당 한국산 넙치는 198디르함, 호주산 랍스터 298디르함, 현지산 하무르 99디르함이었다.
1004 고메는 한국식품과 아시아식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며 활어와 선어 및 냉동수산물을 판매하였다. 매장과 연계된 외식공간에서는 일본산 방어와 돔, 성게 및 키조개 등 고가의 수산물도 식재료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판매구조는 아시아계 전문 유통매장이 한국산 활넙치뿐 아니라 아시아권 소비자가 선호하는 활어와 고가의 수산물의 유통경로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종합하면, 김은 일반 소매시장까지 판매 범위가 확대되며 대중화되었으나 어묵과 미역, 냉동 및 가공수산물은 한국계 전문매장과 한인 소비자를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었다. 한국산 넙치는 활어 취급시설을 갖춘 중국계와 한국계 전문매장에서 고가 제품으로 판매되었다. 따라서 한국산 수산식품은 김, 냉동 및 가공제품, 활넙치가 서로 다른 유통채널과 소비층을 기반으로 판매되는 구조를 보였다.
이상의 현장조사 결과를 유통채널과 조사대상별로 정리하면 <표 5>와 같다.
3. 현지 수입 및 유통업체의 제품 선택 시 고려요인
현지 수입 및 유통업체가 수산제품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인은 크게 제품의 품질과 신선도, 제품의 차별성 및 공급 가능성, 수입 서류와 인증 등으로 나타났다.
1) 품질과 신선도
현지 수입업체가 수산제품을 선택할 때는 제품의 크기와 외관도 고려하지만 신선도와 가격을 더욱 중요하게 평가하였다. 특히 신선수산물은 장거리 운송과 통관을 거치기 때문에 현지에 도착할 때까지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작용하였다.
“수산제품의 크기와 외관도 확인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신선도와 가격입니다. UAE에서는 운송과 보관 중 온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도착했을 때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현지에서 실제로 받을 때의 상태가 중요합니다.” (B1, 수입업체 면담기록 요약)
호텔과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 공급되는 신선수산물은 정해진 시간 안에 납품해야 하므로 운송과 보관 과정의 품질관리와 신속한 공급이 함께 요구되었다. 이에 수입업체는 제품 자체의 품질뿐 아니라 장거리 운송 이후의 신선도 유지와 납품 일정에 대한 대응 가능성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제품 차별성과 단계적 거래 확대
현지 수입업체는 기존에 취급하지 않은 품목이라도 제품의 특성이 뚜렷하면 수입을 검토할 의향을 보였다. 차별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품목의 희소성과 제품 형태 및 메뉴 활용 가능성이 언급되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원산지와 생산 및 채취 방식도 제품을 설명하는 요소로 활용될 수 있었다.
면담업체는 육류의 경우, 원산지가 분명한 한우를 다른 제품과 구분하여 취급하고 있었다. 수산물에서도 해녀가 채취한 제품과 같이 생산방식과 배경을 함께 설명할 수 있는 품목에 관심을 보였다. 이는 프리미엄 외식시장에서는 제품 자체의 품질뿐 아니라 원산지와 생산과정에 관한 정보도 제품을 차별화하는 요소로 고려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기존 제품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입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현지 수입업체는 신규 제품을 처음부터 대량으로 주문하기보다 샘플을 통해 품질과 규격 및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뒤 시장 반응에 따라 거래를 확대하는 방식을 선호하였다.
“처음 보는 품목이라도 기존 제품과 차별성이 있다면 검토할 수 있습니다. 먼저 샘플로 품질과 규격을 확인하고 셰프나 거래처에서 사용해 보도록 합니다. 반응이 좋으면 소량을 수입한 뒤 판매가 이어지는지 보고 주문량을 늘립니다. 처음부터 많은 물량을 주문하지는 않습니다.” (B2, 수입업체 면담기록 요약)
신규 제품의 거래는 샘플 평가, 셰프와 구매자의 반응 확인, 소량 수입 및 주문 확대의 순서로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공급업체가 동일한 규격과 품질을 유지하고 수요 증가 시 물량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도 고려되었다. 따라서 신규 제품을 제안할 때는 제품의 차별성을 설명하는 자료와 함께 생산시기, 공급 가능 물량 및 품질관리 조건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3) 수입 서류 구비와 지속가능성 인증 제품
수입 서류의 정확성과 공급업체의 대응능력도 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선수산물은 서류의 누락이나 오류로 통관이 지연되면 제품의 신선도와 외식업체의 납품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현지 수입업체는 공급업체 선택 시 필요한 서류를 정확하게 제공하고 통관과정에서 발생하는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였다.
“일본 공급업체는 제품별로 필요한 서류를 빠짐없이 보내고 수정이 필요할 때도 바로 대응합니다. 저희가 거래한 일본산 수산물은 이런 준비가 잘되어 있어 통관에서 큰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C2, 수입업체 면담기록 요약)
일본산 수산물은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수입 서류의 준비와 사후 대응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이는 공급업체의 서류 대응이 통관 소요시간과 납품 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한편 MSC와 ASC 등 지속가능성 인증은 일반적인 수입 서류와 달리 최종 거래처의 요구에 따라 적용되는 선택조건이었다. 해당 인증은 UAE 수산식품시장 전체의 필수 수입요건은 아니었으나 최근 고급 호텔에서 인증제품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에 수입업체는 호텔의 요청에 대응할 수 있는 인증제품과 새로운 공급처를 찾고 있었다.
“최근 고급 호텔이 MSC나 ASC 인증제품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현재 취급하는 제품 가운데 해당 인증을 취득한 제품이 많지 않아 호텔의 요청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공급업체를 찾고 있습니다.” (B1, B2 수입업체 면담기록 요약)
수입 서류는 제품의 통관과 납품을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조건인 반면, 지속가능성 인증은 일부 고급 호텔에 공급할 제품 선택 시 필요한 추가 조건으로 작용하였다. 따라서 두 요인은 모두 거래에 영향을 미치지만 적용되는 범위와 역할에는 차이가 있었다.
4. 한국산 수산식품의 수출 제약요인과 확대 방향
현지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수산식품의 유통채널과 소비층은 품목별로 다르게 형성되어 있었다. 신규 제품의 경우, 현지 수입업체와 외식업체의 평가를 거쳐 소량으로 수입된 후 시장 반응에 따라 거래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수출 확대 방향을 기존 판매품목의 유통 확대, 신규 품목의 단계적 시장성 검증, 제품 정보 제공과 물류 및 통관 대응으로 구분하였다.
1) 기존 판매품목의 유통 확대
김은 한국산 수산식품 가운데 판매채널과 소비층이 가장 넓게 형성된 품목이다. 따라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보다 제품 형태와 소비방식을 다양화하는 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반찬용과 스낵형, 김가루 및 소포장 제품을 소비 목적에 따라 구성하고 라면이나 김밥 재료 등 다른 한국식품과 연계한 판매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김은 현지 소비자에게도 판매되고 있으므로 한국식품 코너뿐 아니라 일반 스낵과 간편식 판매공간으로 접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어묵과 미역, 멸치, 냉동 및 가공수산물은 한국계와 아시아계 전문 유통매장을 시험채널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들 매장에서 소비자 반응과 적정 가격 및 선호 규격을 확인한 뒤 반복 판매가 이루어지는 제품을 중심으로 대형 유통매장까지 판매처를 확대할 수 있다. 활넙치는 위마트와 1004 고메 등 활어 취급시설을 갖춘 전문 유통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계 소비자의 수요와 활어 유통기반을 갖춘 전문매장을 중심으로 거래를 유지 및 확대는 것이 적절하다. 다만, 항공운송비와 운송과정의 품질 유지, 공급 가능 물량 및 현지 판매가격을 함께 고려하여 수익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2) 신규 품목의 단계적 시장성 검증
신규 품목은 희소성만을 내세우기보다 외식업체가 메뉴로 활용할 수 있는 차별성을 구체화해야 한다. 장어는 현지 셰프를 대상으로 한 제품 테스트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확인되었으며, 감태는 현지에서 접하기 어려운 맛과 향이 차별화 요소로 언급되었다.
“장어를 현지 셰프들에게 조리해 보도록 했을 때 반응이 좋았습니다. 감태처럼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제품도 맛과 향, 사용방법을 함께 설명하면 새로운 식재료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수출지원기관 A2, 면담기록 요약)
전복은 한국의 소비문화와 조리방법을 함께 제시할 수 있으나 현지 반응이 직접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장어와 감태 같은 수준의 유망품목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이들 품목은 원산지와 생산 및 채취 방식, 맛과 식감, 조리법 및 메뉴 활용 사례를 자료로 구성한 뒤 수입업체와 셰프에게 샘플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후 조리 테스트와 구매자 평가, 소량 수입 및 반복 주문의 순서로 시장성을 확인하면서 적정 규격과 가격 및 공급주기를 조정해야 한다.
신규 품목의 시장 형성에는 제품 판매뿐 아니라 식문화 전파와 스토리텔링도 중요하다. 한국에서 해당 수산물을 어떤 방식으로 조리하고 소비하는지 설명하고 생산지역과 생산 및 채취 방식에 담긴 특징을 메뉴와 연결하면 제품의 차별성을 전달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의 소비방식을 그대로 제시하기보다 현지 식문화와 조리방식에 맞는 활용법을 함께 개발해야 한다.
김이 반찬과 스낵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되면서 현지 소비자에게까지 판매 범위를 넓힌 것처럼 신규 품목도 단기간의 판매량만으로 가능성을 판단하기보다 소비자가 제품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과정에 시간을 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시식과 조리 시연, 셰프와의 메뉴 개발 및 소비방법 홍보를 지속하면서 현지 식문화에 적합한 수요를 장기적으로 형성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3) 제품정보 제공과 물류 여건 검토
한국에 대한 인지도와 개별 수산제품의 거래정보 사이에는 차이가 있었다. 일부 수입업체는 한국을 잘 알고 있었지만 한국에서 공급할 수 있는 수산물과 실제 수입 가능한 제품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 따라서 소비자 대상 홍보와 별도로 수입업체가 거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B2B 자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잘 알고 있지만 한국에서 어떤 수산물을 공급할 수 있고, 그중 어떤 제품을 실제로 수입할 수 있는지는 잘 모릅니다. 공급 가능한 품목과 거래정보를 먼저 제안해주면 기존 제품과 비교한 뒤 검토할 수 있습니다.” (수입업체 B2, 면담기록 요약)
제품 제안자료에는 형태와 규격, 가격, 생산시기, 공급 가능 물량, 보관방법 등을 포함해야 한다. 외식업체용 제품에는 손질방법과 조리 적합성 및 메뉴 활용방법을 추가하고 프리미엄 호텔을 대상으로 할 경우, 거래처의 MSC, ASC 인증 요구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장거리 물류에 대한 대응도 품목별 수익성 검토에 포함해야 한다. 한국에서 UAE까지 컨테이너로 운송하면 통관을 포함하여 약 1~2개월이 걸릴 수 있으며, 신선제품은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지만 운송비 부담이 크다.
“컨테이너로 보내면 한국에서 UAE에 도착해 통관하기까지 1~2개월 정도 걸릴 수 있습니다. 신선제품은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지만 운송비가 높아 판매가격을 정할 때 부담이 됩니다.” (수출지원기관 A1, 면담기록 요약)
냉동 및 가공제품은 긴 운송기간에 따른 재고비용을, 활어와 선어는 항공운송비와 운송 과정에서의 품질 유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품목별 거래 가능성을 검토할 때에는 가격에 민감한 품목은 현지 유사제품과의 가격경쟁력을 살펴보고, 프리미엄 품목은 셰프와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샘플 평가와 조리 테스트를 통해 제품 반응과 메뉴 활용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Ⅳ. 결 론
본 연구는 UAE 수산식품의 수입동향과 유통채널별 특성을 살펴보고 현지 수입 및 유통업체의 제품 선택기준과 한국산 수산식품의 수출 제약요인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수산시장과 대형 유통매장, 프리미엄 및 전문 유통매장을 대상으로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현지 수출지원기관과 수입업체 및 유통업체 관계자를 면담하였다.
그 결과, 첫째, UAE 수산식품 유통채널은 판매 대상과 제품 특성에 따라 대중 유통채널과 프리미엄 유통채널로 구분되는 양상을 보였다. 수산시장과 대형 유통매장에서는 현지산과 수입산 수산물이 선어를 중심으로 판매되었으며, 가격과 가정용 소비 및 손질 편의성이 중요하게 나타났다. 반면, 프리미엄 및 전문 유통채널에서는 원산지가 다양한 고가의 수입 수산물과 아시아권 소비자가 선호하는 품목을 취급하였다. 호텔과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고급 수산물은 전문 수입업체를 통해 공급되었으며, 일부 신선제품은 항공편 도착 당일 외식업체에 납품되었다. 이는 최종 소비층과 판매처에 따라 취급 품목과 제품 형태 및 공급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둘째, 현지 수입 및 유통업체가 수산제품을 선택할 때는 신선도와 가격이 우선적으로 고려하였으며 제품의 크기와 외관도 판단기준으로 작용하였다. 특히 신선수산물은 운송과 보관을 거친 이후에도 판매 가능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기존에 취급하지 않은 제품은 희소성과 제품 형태 및 메뉴 활용 가능성에서 차별성이 있을 때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차별성은 거래 검토를 시작하게 하는 요인일뿐 실제 거래는 샘플 평가와 셰프 및 구매자의 반응 확인, 소량 수입 및 반복 주문을 거쳐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급 안정성은 초기 대량공급 능력보다 주문 확대에 대응하면서 일정한 규격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볼 수 있다. 수입 서류의 구비와 공급업체의 대응능력은 제품 검토를 실제 통관과 납품으로 연결하는 조건으로 나타났다. 신선수산물은 서류 누락이나 오류로 통관이 지연될 경우, 제품의 품질과 외식업체 납품 일정이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MSC와 ASC 등 지속가능성 인증은 UAE 수산식품시장 전체의 필수 수입요건이 아니라 일부 고급 호텔에 제품을 공급할 때 적용되는 추가적인 선택기준으로 나타났다.
셋째, 한국산 수산식품의 유통 기반은 품목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김은 대형 유통매장과 한국계 전문 유통매장에서 판매되었으며 반찬용과 스낵형 및 김가루 등 제품 형태도 다양하였다. 현지 소비자의 구매도 확인되어 한국산 수산식품 가운데 가장 넓은 판매 기반을 형성한 품목으로 나타났다. 반면, 어묵, 미역, 멸치, 냉동 및 가공수산물은 주로 한국계 전문 유통매장에서 판매되었으며, 구매층과 판매량도 제한적이었다. 한국산 활넙치는 중국계 및 한국계 전문 유통매장에서 고가의 활어로 판매되어 일반 소매제품과는 다른 유통 기반을 형성하고 있었다.
한국산 수산식품의 수출 제약 요인으로는 제품정보 부족과 장거리 운송에 따른 시간 및 비용, 수입 서류 준비의 어려움이 확인되었다. 일부 수입업체는 한국을 잘 알고 있었지만 한국에서 공급할 수 있는 수산물과 제품 형태 및 거래조건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보다 수입업체가 거래 가능성을 검토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종합하면 한국산 수산식품의 수출 확대는 품목별 판매 기반과 유통 특성을 고려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미 대중 유통망에 진입한 김은 제품 형태와 판매 접점을 확대하고 어묵과 미역, 멸치, 냉동 및 가공수산물은 한국계와 아시아계 전문 유통매장에서 소비자 반응과 판매 가능성을 확인한 후 판매처를 넓히는 것이 적절하다. 활넙치는 현지의 활어 유통 기반을 활용하되 운송비와 품질 유지비용을 반영한 수익성을 검토해야 한다. 장어, 감태, 전복 등은 수출 유망품목으로 단정하기보다 샘플 평가와 조리 테스트 등을 거쳐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품목별 접근을 실제 거래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수출업체가 제품의 형태와 규격, 가격, 생산시기, 공급 가능 물량, 보관방법 등 거래에 필요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수출지원기관은 현지 수입 및 유통업체와 셰프가 제품을 직접 평가할 수 있도록 샘플 제공과 조리 테스트 및 시험거래를 연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지도가 낮은 신규 품목은 한국의 소비방식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조리법과 메뉴에 적용할 수 있는 활용방법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다수의 품목을 동시에 추진하기보다 현지 수요와 가격, 공급 안정성 및 반복 거래 가능성이 확인된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확대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수산시장, 대형 유통매장, 프리미엄 및 전문 유통매장을 함께 조사하고 시장관계자 면담을 통해 수입제품의 선택과 신규제품의 거래확대 과정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조사대상이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일부 채널 및 6개 기관과 업체에 한정되어 있고, 면담자료가 완전한 녹취록이 아닌 현장기록에 기초한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소비자의 품목별 지불의사와 실제 거래성과를 정량적으로 검증하지 못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수입업체, 셰프, 유통업체 표본을 확대하고, 심층면담의 녹취 및 복수 연구자 코딩을 적용해 정성분석의 신뢰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소비자 선택실험, 실제 판매자료 및 파일럿 수입성과를 결합하여 품목별 시장성 및 유통채널별 경제성을 정량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