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Search Engine
Search Advanced Search Adode Reader(link)
Download PDF Export Citaion korean bibliography PMC previewer
ISSN : 1225-1011(Print)
ISSN : 2288-1727(Online)
The Journal of Fisheries Business Administration Vol.51 No.4 pp.137-146
DOI : https://doi.org/10.12939/FBA.2020.51.4.137

A Study on the Improvement Direction of Trading System by Comparing Fishery Products Wholesale Markets between Korea and Japan

Jong-Ho Kang*
*Professor, Department of Fisheries Business Administration, College of Marine Science, Gyeongsang National University, Gyeongnam, 53064, Korea
*Corresponding author : https://orcid.org/0000-0002-8848-2870, +82-55-772-9161, rd96302@gnu.ac.kr
22 December 2020 28 December 2020 28 December 2020

Abstract

In this study, the differences of institutional development processes of fishery products wholesale markets were compared between Korea and Japan in order to suggest improvement direction of trading system in Korea. The wholesale markets have shrunk while wholesale and distribution has been becoming larger in size in both countries. A summary of differences in the wholesale market trading systems between Korea and Japan is as follows: first, middle wholesalers play pivotal roles in wholesale transaction in Korea, and wholesale corporations take such roles in Japan. Second, most wholesale corporations take charge of listing in Korea whereas such corporations are in charge of buying in Japan. Third, Korea has high proportion of auction for transactions, in contrast to Japan with high proportion of relative transactions. Forth, Korea maintains more sales within the wholesale markers and has more small and medium customers than Japan. Finally, Korea investigates inside causes to find solutions for the decreased competitive power of the wholesale market, whereas Japan copes with the problem by searching for outside customers. To seek solutions for the decreased competitiveness of Korean fishery products wholesale markets, middle wholesalers’ consignment should be limitedly allowed, and improvement direction of wholesale corporations should be investigated in the future study.

수산물도매시장의 한ㆍ일 비교를 통한 거래제도 개선방향 연구

강종호*
*국립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 수산경영학과 교수

초록


    I. 서 론

     

     한국의 수산물도매시장이 가진 태생적인 한계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2018년의 수산물 총공급액 대비 도매시장 거래금액은 4.5%로, 수산물 도매유통은 도매시장이 중심이 아니다. 또한 도매시장 반 입량 중 생산자단체 출하 비중은 10% 이하로 생산자(혹은 단체) 직접 출하의 비중이 아주 낮다. 결 국, 수산물도매시장은 대량유통을 통한 규모의 경제와 수급 조절에서도, 생산자 보호 측면에서도 충분 한 성과를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수산물도매시장의 이러한 좁은 위상은 출발점과 발전과정에 원인이 있다.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 정에 관한 법률(이하 농안법)의 시행 당시부터 거래제도 문제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다음으로 수산물도매시장은 전국 17개소가 도매거래에서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산지위판장이 나머지 역 할을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산지시장은 수산물 취급 한계, 즉 양식수산물 취급 비중이 작고, 원양수 산물, 수입수산물은 전혀 취급하지 않는 특성이 존재한다.

     결국 이것이 장외유통을 확산시키면서 도매 시장의 수산물 취급 비중이 지속해서 낮아지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유통과 물류의 발달, 정보 기술의 발달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나라(이하 한국)의 수산물도매시장은 장외유통과 비교해 경쟁 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수산물도매시장의 경쟁력 하락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도매인 수탁 등의 문제에 매몰되 고 있는 현실을 우선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핵심과제라고 볼 수 있다. 이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수산물도매시장이 한 걸음도 나아가기 힘들다.

     본 논문은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 수산물도매시장 거래제도의 문제를 제도가 유사한 일본과 비교하 여 차이를 밝히고자 하였다. 또한 양자가 각자의 문제를 어떠한 방향으로 해결하고 있는지를 고찰함 으로써 한국의 수산물도매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한ㆍ일 간 도매시장의 현황을 먼저 파악하고, 다음으로 거래제도를 중심으로 제도적인 발전과정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분석하였다. 또한 수산물 거래에 있어서 양자 간의 구조적인 차이를 살펴본 후 한국 수산물도매시장 거래제도의 발전 방향을 도출해 보고자 하였다.

     

    Ⅱ. 한국과 일본의 수산물도매시장 현황

     

    1. 한국

     한국의 수산물도매시장은 공영도매시장과 일반법정도매시장, 공판장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수산물도매시장은 2018년1)에 공영도매시장 17개소, 일반법정도매시장 2개소이고, 민영도매시장 은 없다. 수산물도매시장의 총 거래물량은 383천 톤, 거래금액은 1조 5,414억 원으로, 1996년 대비 물 량은 4.5% 감소, 금액은 88.4% 증가하였다. 또한 거래 규모 상위 3개 시장이 전체 거래량의 75.8%, 5 개 시장으로 확대하면 89.0%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시장은 6천 톤 미만의 소규모 시장이다. 이 를 수산물 식용 총공급량과 비교하면, 시장점유율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유통 주체별로는 도매법인의 취급 비중이 2018년에 69.9%로 소폭 감소세이며, 공판장도 20.4%로 감소세이다. 이 중 생산자단체 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과 공판장은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도매시장(공영, 일반법정)의 출하처별 거래실적을 금액 기준으로 보면, 생산자 개인출하가 44.9%, 산지유통인 출하가 48.1%로 2개의 출하처가 전체의 93.0%를 차지하고 있다. 수협중도매인과 수협계통조직 출하는 감소 추세이다.

     전반적으로 수산물도매시장은 취급 규모가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물량의 감소가 크게 나타나고 있 다. 특히 생산자단체 시장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상장예외품목과 시장 도매인은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매법인 제도를 기반으로 하는 수산물도매시장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수산물도매시장의 시장점유율 감소는 세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장외거래 증가로, 수요자 들이 장외도매상이나 산지유통상들을 통한 직접 거래가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둘째, 국산 수산물 특히 일반해면어업의 생산량 감소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생산자단체의 시장인 일반법정도매시장(노량 진시장)과 공판장은 국산 수산물의 취급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이러한 영향이 더 클 것이다. 또한 가락시장도 국산 수산물의 취급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영향이 크다. 셋째, 수산물도매시장의 가격차별화에 한계가 나타났다. 과거와 달리 도매시장과 장외유통 간에 거래 방법이나 거래처, 혹은 물류 수단에 따른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이로 인해 수수료 수준이 수요자의 구매에 영향을 미칠 가 능성이 크고, 지방도매시장이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1) 농수산물도매시장 통계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도매시장통계연보」를 이용하였으며, 가장 최근 연도인 2018년을 기준으로 하였다. 일본 통계자료는 입수의 어려움으로 연도가 다소 다른 부분이 있다.

     

    2. 일본

     일본은 2018년에 전국 40개 도시에 64개소의 중앙도매시장이 있으며, 지방도매시장은 1,025개소가 있다. 이는 2004년에 비해 중앙도매시장은 25.6%, 지방도매시장은 21.4%가 감소한 수치이다. 지방도 매시장은 설립 주체에 따라 공설과 제3섹터, 민간설립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수가 많은 민간설 립시장2)이 같은 기간에 24.5%가 감소하였다. 중앙도매시장 중에서 수산물도매시장은 29개 도시에 34 개소가 있으며, 도매법인은 55개소이다. 일본의 도매시장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이 농산물과 수산물을 같이 취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앙도매시장 수의 감소는 인구감소로 인해 중앙도매시장의 필요성 저하로 2004년 ‘제8차 도매시장 정비 기본방침’이 제정되면서 지방도매시장으로 전환하였기 때문이며, 지방도매시장의 감소도 동반되었다.

     2018년의 농수산물도매시장 총 취급금액은 67,020억 엔이며, 이 중 수산물은 30.9%인 20,689억 엔 이다. 중앙도매시장에서 수산물 취급 비중은 21.6%, 지방도매시장은 수산물 비중이 9.2%이다. 일본은 대체로 우리나라보다 수산물의 취급 비중이 높은데, 이 중에서도 중앙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수산물이 유통되는 구조이다.

     도매시장의 수와 마찬가지로 취급 규모도 감소하였다. 금액 기준으로 2018년에 2004년 대비 농수산 물 전체에서 21.4%가 감소하였고, 수산물은 34.5%로 감소 폭이 컸다. 지방보다는 중앙도매시장의 감 소가 더 컸다.

     

     

     

     수산물 식용공급량 중 도매시장 경유율은 물량 기준으로 1998년 74.6%였지만, 이후 2017년에는 49.2%까지 감소하였다. 이 중 중앙도매시장은 같은 기간 동안 64.6%에서 37.0%까지 감소하였는데, 전 반적으로 일본의 자국산 수산물이 도매시장 유통에서 장외유통으로 중심이 옮겨 가는 현상을 보여 주 고 있다. 이는 농산물도 마찬가지의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중앙도매시장을 통한 농수산물의 유통이 과 거와는 달리 장외유통 대비 이점이 사라지고 있으며, 도매시장의 분산 능력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은 원래부터 장외유통이 중심이었지만 규모가 더 커지고 있고, 일본은 도매시장 유통이 중심이었지만 장외유통으로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지속되면서 양국의 수산물도매시장 의 경쟁력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지방 민간시장이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경영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시장 간 통합과 경쟁력 저하로 인한 폐업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Ⅲ. 한국과 일본의 수산물도매시장 법제도 분석

     

    1. 한국

     농안법의 거래제도는 4가지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수탁판매의 원칙, 경매 입찰의 원칙, 거래제한의 원칙, 수수료원칙이다. 최근에 이루어진 개정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94년 11월 개정(법 률 제4785호)에서 개설자가 정한 품목에 한해 중도매인의 직접 수탁(상장예외품목)을 허용하였다. 2000년 1월 개정 농안법(법률 제6223호)에서는 시장도매인제가 도입되었다. 2007년 1월의 농안법 개 정(법률 제8178호)은 도매법인과 시장도매인의 수탁 거부 금지규정을 완화(제38조)3)하였다. 가장 최근 의 개정인 2012년 2월 개정(법률 제11350호)에서는 정가 ․ 수의매매를 허용하면서 무조건 경매원칙을 포기하였다. 현재까지 농안법 개정을 수산물의 거래제도로 한정하면, 시장도매인의 도입, 정가수의매매 의 허용을 들 수 있고, 중도매인 수탁 문제 해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시장도매인은 도매법인제도 의 대안으로 도입되었지만, 시장도매인과 도매법인 간에 제도적 우위는 명확하지 않다. 그리고 기존 도 매시장 유통 주체들 대부분이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법 개정의 의미가 퇴색된 부분이 있다.

     정가수의매매의 도입은 거래 방법의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기록상장의 개선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정가수의매매의 도입으로 이 문제가 해결로 이어지지는 않았는데, 법이 허용하는 수탁 주체는 도매법인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중도매인이 수탁을 지속하는 한 해결이 불가능하다. 상장예외품목을 통 해 중도매인 수탁을 해결하고자 하는 방법도 한계가 명확하다. 상장예외품목의 증가는 도매법인의 거 래 규모 축소를 의미하므로 도매법인 경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상장예외품목은 도매법인을 거치지 않고 중도매인이 수탁하여 임의로 거래할 수 있으므로 도매시장에서 거래 방법을 정하 는 것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다. 상품 구색 등의 목적으로 소량 거래하는 것은 도매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지만, 이것이 확대된다면 농안법의 근본 취지가 무색해지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수산물도매시장의 거래제도는 여러 번의 개정을 거쳐왔지만, 여전히 중도매인 수탁이라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시장도매인이라는 대안도 해결책은 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근본적인 대안이 나 구조개선이 없이는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도매시장이 중도매인 수탁 문제 해결에만 머물러 있는 동안, 수산물도매시장이 장외유통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도매시장 경쟁력이 지속해서 하 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안법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를 시급히 개선하지 않는 한, 이러한 상황은 지속 될 가능성이 크다.

     

    3) 유통명령 위반 출하품, 미신고 출하자의 출하품, 안전성 검사 결과, 기준 미달 출하품 및 최소 출하량 기준 미달 출하품 등에 대해 수탁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2. 일본

     일본의 수산물도매시장 관련 법은 도매시장법, 식품유통구조개선촉진법 등이 있다. 도매시장법은 한 국의 농안법과 같은 법이고, 식품유통구조개선촉진법은 도매시장 정비를 주목적으로 하는 법이다. 일 본 도매시장법은 1971년 도매시장법이 제정되고, 1999년과 2004년에 전면개정, 2018년 6월에 또 한 번의 전면개정을 하였다. 거래제도와 관련하여 주요 개정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71년 제정된 도매시장법의 주요 내용은 거래제도만을 보면 한국의 농안법과 큰 차이가 없다. 이 후 1999년 개정에서는 거래원칙에 경매ㆍ입찰 이외에 ‘상대매매(수의거래)’를 인정하였다. 한국이 2012년에 도입한 것이 비하면 상당히 빠른 편이다. 또한 수급이 안정되고 중도매인이나 매매참가자와 미리 체결된 계약으로 상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할 때는 매수 집하를 허용하였다. 2004년의 개 정에서는 도매법인의 사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였는데, 도매법인의 매수, 시장외 판매(제3자판매), 기능 ㆍ서비스에 적합한 위탁수수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였다. 2018년 개정(2020년 시행)에 서는 제3자판매, 중도매인의 직접 집하, 상물분리의 관련 규제를 삭제하여 개설자별 자율적 운영기반 을 구축하였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도매법인의 제3자판매 금지원칙 폐지 및 매수도매 허용이다. 일본 도매시장법은 도매법인이 시장 내 중도매인, 매매참가인 이외의 자에게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제3자판매 금지원칙이 있었다. 개 정법에서는 도매법인의 매수도매 허용과 함께 시장외 소매업자나 음식점 등에 직접 도매할 수 있도록 하였다.  둘째, 중도매인 수탁금지의 폐지이다. 개정법에서는 중도매인이 산지와 직접 거래가 가능하게 되었다. 셋째, 상물일치 폐지이다. 지금까지 도매시장 이외의 장소에서 도매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 다. 이 때문에 산지에서 일단 도매시장으로 반입해야 했지만, 법 개정으로 이 규제가 폐지되었다.

     이로 인해 도매법인이 산지에서 음식점ㆍ소매점으로 수산물을 직송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개정 일본 도매시장법 시행에 대해 위태석(2018)은 ①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② 중앙과 지방도매시장, ③ 도매시장거래와 시장외 거래, ④ 공설과 민설도매시장과의 구분이 없어지면서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약육강식 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물론 이와 같은 견해에 대해 다른 의견 도 있겠지만, 향후 일본의 도매시장이 무한경쟁체제로 들어설 가능성은 크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양국은 도매법인 체제하에서 경매와 수탁을 원칙으로 출발하였지만, 이후 수의매매의 도입까지 동일한 행보를 보였다. 한국이 시장도매인을 도입하기는 했지만, 유의미한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일본의 2018년 개정이 한국의 도매시장 유통에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중 장기적인 관점에서 장외유통에 대한 경쟁력 저하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선택지임에는 분명하다.

     

    Ⅳ. 한국과 일본의 수산물도매시장 거래구조 분석

     

     이하에서는 거래구조 분석을 위해 네 가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첫째는 상장 방법, 둘째는 거래 방 법, 셋째는 중도매인과 매매참가인4) 비중, 넷째는 분산처이다.

     첫째로 상장 방법을 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 수산물도매시장의 상장 방법은 수탁과 매수의 두 가지 가 있다. 도매시장법인은 출하자로부터 위탁(법인으로서는 수탁)을 받아야 하지만,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매수하여 도매할 수 있다. 수탁 상장은 출하자가 사전에 가격을 결정하지 않고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방법으로, 가격이 결정되기 전까지 소유권이 출하자에게 있다. 매수상장은 출하자가 도매시 장법인에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로 소유권이 도매법인으로 이전된다.

     2018년의 수산물도매시장 도매법인의 수탁과 매수 비중은 취급금액 기준으로 각각 94.7%, 5.3%로 최근 몇 년간 큰 변화가 없다. 도매법인의 매수 판매 비중이 낮은 이유는 농안법에서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만 매수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어 굳이 매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수탁 거부의 원칙으로 출하자의 보호를 위한 것이지만, 중도매인과 구매자 입장에서는 필요한 양과 품질의 수산물 을 공급받을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상장예외거래는 수탁과 매수 이외에 중개가 있으나, 2018년 기준으로 99.2%가 매수로 수산물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도매인은 전체 금액의 95.8%를 매수방식으로 취급하고 수탁 거래 비중이 상대적으 로 낮다. 2012년 72.4%이었던 매수방식의 취급 비중이 2018년에는 95.8%까지 증가하였다.

     일본은 원칙적으로 수탁 집하이며, 취급 부류에 따라 농림수산성 장관의 허가를 받아 매수 집하를 하는 것은 한국과 비슷하다. 하지만 일본은 도매법인의 사업 자유도 제고, 적극적 수집기능 보장을 위 해 매수에 대한 규제를 지속해서 완화하고 있다. 일본 도매시장의 수산물 수탁 비중은 1980년 41.0% 에서 2015년에 19.4%로 크게 감소하였다. 반면, 매수의 비중은 1980년 59.0%에서 2015년에 수산 80.6%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처럼 일본은 도매법인이 매수 비중을 높이면서 구매자 니즈에 대응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규제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둘째로 거래 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 수산물도매시장의 거래 방법은 2018년에 금액 기 준으로 경매는 59.4%, 정가수의매매는 40.6%이다. 2013년 대비 경매는 4.9%가 감소했지만, 정가수의 는 72.4%가 증가하였다. 이는 기존에 경매에 부적합하였던 수산물 품목을 전환한 것과 중도매인 수탁 중 일부를 도매법인 수탁으로 전환하면서 나타난 결과이다. 하지만 중도매인 수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락동시장이 상장예외품목을 늘리면서 2018년에 총거래물량의 17.3%, 거래금액의 20.3%로 급 증하였고, 2013년 대비 물량 33.3%, 금액 54.6%가 늘어났다.

     한편,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경매와 수의매매(상대거래)가 있다. 도매시장의 수산물 경매 비율 은 1980년에 41.7%였지만, 2015년에 17.1%까지 하락하였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수의거래(상대매매) 는 58.3%에서 82.9%로 크게 증가하였다. 한국과 일본은 수의매매를 도입한 시기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 수산물도매시장 상황을 보면, 수의매매의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로 중도매인과 매매참가인의 비중이다. 2018년에 중도매인이 1,450개소, 매매참가인이 295개소 로 중도매인의 비중이 월등히 높고 거래 비중도 아주 높다. 매매참가인 중 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 소속이 전체의 92.9%인 274명이다. 결국 우리나라 수산물도매시장은 중도매인이 주축인 시장이며, 매매참가인이 많은 부산이 특수한 경우인 셈이다.

     

     

      한편, 일본 도매시장법에서도 원칙적으로 중도매인을 두게 되어 있지만, 개설자가 제반 조건을 고려 하여 둘 필요가 없다고 인정될 때는 두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 우리나라와의 큰 차이이다. 일본 도 매시장에서는 2018년에 매매참가인 3,183개소, 중도매인 1,550개소로 매매참가인의 비중이 한국보다 높다. 물론 수산물 취급 비중에서는 중도매인이 59.7%, 매매참가인이 18.7%, 기타가 21.6%로 여전히 중도매인이 많지만, 한국에 비하면 중도매인의 거래 비중이 낮은 편이다.

     넷째로 분산처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6년의 가락동시장 영업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중 도매인의 주요 분산처는 시장내 판매가 29%, 중소마트 17%, 재래시장 15%, 식자재업체 14%, 대형마 트 5%의 순이었다. 이처럼 중도매인이 외부 거래처보다 시장내 판매가 많다는 것은 도매거래보다 소 매거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중앙도매시장인 동 시장의 영업권역이 전국 단위에서 지역단위로 축 소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일본 도매시장의 중도매인 분산처는 대형소매점이 52.3%, 일반소매점이 24.3%, 가공 및 외식 업자 등이 23.4%이다. 시장내 판매가 많고, 중소형 거래처 위주인 한국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Ⅴ. 한국 수산물도매시장의 거래제도 발전 방향

     

     박신욱, 심용재(2019)의 연구는 본 논문과는 다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기는 하지만, 농안법 개정과 정에서 양자의 차이를 고려하였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농안법의 개정 과정은 일본의 도매시장법 개정과정을 뒤늦게 답습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물론 한국과 일본의 도 매시장 제도는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고, 도매시장 자체의 발전과정이 다르다. 하지만 지금까지 유사한 과정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양자의 비교가 우리에게 유의미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하에서 양자의 차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장 유통 주체의 측면이다. 한국은 도매법인 체제에서 중도매인이 거래의 주축인 구조에 시장도매인이라는 추가적인 주체를 도입하였다. 반면, 일본은 도매법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중도매인 보다 도매법인이 주축이고, 여기에 매매참가인과 기타 도매사업의 비중이 높은 구조이다. 즉, 중도 매인만을 볼 때 한국은 강세, 일본은 약세이므로 일본에서 중도매인 수탁 문제는 없다. 둘째로 상장 방법에서 한국 도매법인은 수탁이 절대적으로 많고, 시장도매인은 매수가 많다. 여기에 중도매인 수 탁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도매법인의 매수 비율이 수탁보다 월등히 높은 구조이다. 따 라서 도매시장에서 구매하고자 하는 구매자의 니즈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구조이다. 셋째로 거 래 방법에서 한국은 경매와 정가수의의 비중이 6 : 4로 정가수의가 높아지고 있고, 일본은 각각 2 :8 정도로 정가수의가 압도적으로 많다. 마지막으로 중도매인의 분산처를 비교해 보면, 한국은 시장내 판매가 많고 중소형 거래처가 많은 구조이다. 반면, 일본은 시장내 거래의 비중이 작고 대형거래처의 비중이 높은 특성을 보인다.

     한국과 일본의 수산물도매시장이 모두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한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응 방향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 여전히 중도매인 수탁 문제가 중심에 놓여 있 고, 이에 대응하여 시장도매인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반면, 일본은 도매시장 외 유통과 경쟁하 기 위하여 도매시장의 기본 원칙을 시류에 맞게 현실화하면서 경쟁력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결국, 똑 같은 경쟁력의 저하를 한국은 내부적인 문제로, 일본은 구매자에 대한 외부 대응의 문제로 해결하고 자 하는 것이다.

     이상의 비교를 통해 일본의 도매시장제도가 한국에 비해 우월하다는 결론을 내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도매시장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구매자에 대한 대응을 한국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중도매인의 수탁 문제이다. 한국의 수산물도매시장에서 중도매인 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도매인 수탁을 긍정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제언이 중도매인 수탁의 제한적 허용이다. 이 문제를 일부 시장에서는 상장예외품목의 확대로 해결하 고자 하거나 시장도매인의 도입으로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궁극적인 방향에서는 중도매인의 수탁 을 허용하는 것과 결과적인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도매인을 한국의 상황에 서 쉽게 받아들일 수 없고, 상장예외품목 확대가 오히려 투명한 거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오히려 중도매인의 제한적인 수탁 허용이 더 현실적이고, 도매시장의 개설 목적에 부합될 가능 성이 크다. 물론 실행 상의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중도매인이 산지와 협상하여 수집하고, 출하자가 송 품장에 거래할 중도매인을 지정하여 정가수의매매로 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반면, 중도매인 수탁의 제한적인 허용은 도매법인의 약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도매법인 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도 같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즉, 매수 집하의 허용 확대, 겸영사업의 확대 등이 동반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상의 제언이 도매시장 경쟁력 저하의 궁극적인 해결방안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중도매인 수탁이 나 시장도매인의 도입과 같은 내부적인 문제에 도매시장의 역량이 매몰되어 있는 상황에서 빠르게 변 화하는 유통환경에 적응해 나가기는 어렵다. 우선 내부의 문제를 빠르게 해소하고, 도매시장의 존립 목적의 달성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Ⅵ. 결 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수산물도매시장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 온 발자취를 살펴보았다. 수산물도매시장은 대량거래를 통한 수급 및 물가안정, 공정 하고 투명한 거래를 통한 가격안정과 같은 주요한 목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도매시장이 이와 같은 목적에 충실한지는 의문이다. 도매시장에 대한 각종 제도를 담고 있는 농안법은 과거 상류 와 물류가 발달하지 못했던 상황을 해소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법이다. 한국의 수산물도매시장 또한 지금까지 이러한 목적에 충실하게 이바지해 왔다. 하지만 유통환경이 과거와는 달리 크게 변하였고, 도매시장이 대량유통을 통한 집산시장으로서, 거래의 중심축으로서의 기능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수산물도매시장이 내부적인 제도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반해, 장외유통은 더 효율적으 로 발전하면서 도매시장의 존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이 도매시 장의 도매거래 비율이 낮아지면서 소매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방도매시장에서 더 빨리 진행되고 있고, 이제는 중앙도매시장에서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농수산물도매시장과는 달리 수산물도매시장은 본 연구의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처음부터 도매거 래의 중심에 서 있었던 적은 없다. 여전히 수산물 도매유통은 장외유통이 중심인 것이 그 반증이다. 따라서 현재의 농안법 거래제도의 틀로서는 도매시장의 경쟁력 저하를 지속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제 는 수산물도매시장도 장외도매유통과 마찬가지로 구매자의 니즈를 감안하여 수집과 분산, 거래 방법 등에 있어서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 출발점이 중도매인 수탁 문제의 해결이 될 수 있다. 현재의 제도로는 수산물도매시장에서 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 그 렇다면 적어도 수산물도매시장에서만이라도 긍정적인 시각에서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 람직할 것이다.

    Figure

    Table

    Reference

    1. 강종호 (2014), “수산물도매시장 거래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수산경영론집, 45 (1), 82-83, 90-92.
    2. 권승구 (2009), “주요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농산물 유통시스템 비교연구”, 식품유통연구, 26 (3), 95-118.
    3. 박신욱ㆍ심용재 (2019), “일본의 도매시장법 개정이 우리 농안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소고”, 한양법학, 30 (4), 190-198, 204-206.
    4. 박신욱ㆍ최민식 (2017), “농안법에서 발견되는 도매시장거래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법과 정책연구, 17 (3), 246-248.
    5. 조병찬 (2003),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사, 동국대학교 출판부, 70.
    6. 위태석 (2018), “일본의 도매시장법 개정과 시사점”, 한국식품유통학회 2018년 동계학술대회, 116-118.
    7. 호소카와 마사시 (2005), “일본의 공설공영제 도매시장제도의 대전환 배경과 금후의 방향”, 식품유통연구, 22 (3), 8, 16-17.
    8. 농림축산식품부, 농수산물도매시장통계연보, 각년도.
    9. 농림수산성, 도매시장 데이터집, 각년도.
    10. 농림수산성, 도매시장을 둘러싼 정세에 대해, 각년도.